미국 텍사스, 비트코인 채굴의 새로운 수도가 된 이유
미국 텍사스, 비트코인 채굴의 새로운 수도가 된 이유
"중국에서 쫓겨난 비트코인, 미국 텍사스를 선택한 진짜 이유"
2021년 6월, 중국은 전격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했어요. 전 세계 해시레이트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 채굴업체들이 갑작스럽게 ‘집단 망명’을 해야 했던 그 시점. 도대체 이 수많은 채굴기업들은 어디로 향했을까요?
예상외로 가장 많이 선택한 곳이 바로 **미국 텍사스(Texas)**였어요. 저는 처음 이 소식 들었을 때 "왜 하필 텍사스야?" 했는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실제로 제가 미국 주식 쪽도 오래 들여다봤었고, 채굴 기업들(특히 Riot Platforms나 Marathon Digital 같은 종목들)에 투자도 했었는데, 텍사스로 이동한 이후 수익성이 눈에 띄게 바뀌더라고요. 뒷배경에는 아주 냉정한 경제 논리와, 미국 특유의 자유시장주의가 숨어 있었어요.
"텍사스가 채굴지로 각광받는 3가지 이유"
1. 전기요금이 말도 안 되게 싸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전기요금이에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드는 에너지 소비량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실제로 북미 최대 채굴기업 중 하나인 Riot Platforms는 텍사스 주 락데일(Rockdale)에서 수천 대가 넘는 채굴기를 돌리는데요. 이 장비들이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쏟아붓는 전력량이 무려 750메가와트(MW). 이건 텍사스 가정 약 15만 가구가 하루 종일 쓰는 전기량과 비슷합니다. 이 정도면 그냥 ‘디지털 발전소’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죠.
이런 전기를 다른 주에서 사용하면 이익이 남기 어려워요. 그런데 텍사스는 원래부터 산업용 전력이 엄청 싸고, 일부 지역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도 활발해요. 결국 이게 채굴업체들한테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결정요소가 된 거죠.
2. 규제가 거의 없다
중국이 비트코인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제 단속에 나섰던 것과는 달리, 미국 텍사스는 철저히 방임주의적 태도를 취했어요. 주 정부에서 “이건 개인의 자유다”라는 식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사업 등록만 하면 누구든지 채굴장을 세울 수 있었죠.
저도 미국 주식 리서치 하면서 느낀 게, 텍사스는 정말 ‘친기업’적인 지역이에요. 법인세도 없고, 전력망도 독립돼 있어서 연방 규제에서 좀 자유로운 편이에요. 채굴장 입장에서는 이런 환경이 정말 천국일 수밖에 없어요.
3. 버려진 공장과 인프라 활용이 가능하다
락데일 지역은 원래 알루미늄 제련 공장이 있던 곳이에요. 산업이 쇠퇴하면서 대형 전력 인프라와 공장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걸 채굴업체들이 그대로 활용한 거죠. ‘폐허’를 ‘황금광산’으로 바꿔버린 겁니다. 인프라 구축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었으니, 진짜 똑똑한 선택이었죠.
"북미 최대 규모, 텍사스 락데일 채굴장 내부는 이런 모습이에요"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채굴장 내부 사진과 설계도면을 봤어요. 표현이 다소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컴퓨터 공룡 농장’ 같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길이만 약 1,000피트(약 300미터), 높이는 **20피트(6미터)**짜리 선반들이 줄지어 있고, 그 위에 비트코인 채굴기(ASIC miner)가 수만 대 빼곡하게 꽂혀 있어요. 제가 예전에 서버실 관리하는 지인한테 들었는데, 이 정도면 단순한 서버팜 수준을 넘어선 공장급 인프라라고 하더라고요.
"이익도 어마어마하지만, 전기 사용량은 충격적이에요"
채굴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Riot Platforms 기준으로 하루 약 150만~200만 달러. 단순 계산으로 월 500억 원에 육박해요.
하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량도 무시무시합니다. 한 번 채굴기에 불 들어오면, 그 열이 장난 아닙니다. 내부 온도? 여름철엔 섭씨 60도를 넘는다고 해요. 웬만한 찜질방보다 더 뜨겁습니다.
이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이 아니라 ‘산업용 증발 냉각 시스템’**을 사용해요. 파이프를 통해 물을 순환시키고, 벽면을 타고 물이 흐르면서 공기를 식히는 방식이죠. 이건 제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구조 조사할 때 봤던 냉각 방식이랑 비슷했어요. 그만큼 정교하고 비쌉니다.
"그렇다면, 이런 채굴이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직하게 말하면, 안 좋습니다. 비트코인 1달러어치를 채굴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구리, 금, 백금을 합친 것보다 많아요. 심지어 하나의 거래를 승인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미국 가정이 50일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량이라고 하니 말 다했죠.
특히 텍사스는 아직도 화석연료 기반 전력이 많다는 게 문제예요. 결국 이 채굴장 하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상상 이상일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 채굴기업들은 ‘탄소중립 인증’ 받기 위해 재생에너지 구매하거나, 에너지 효율 높은 칩(N7 이하 공정) 사용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요. 저도 투자할 때 꼭 확인하는 게 ‘Sustainability Report’에요. 그게 없으면 이제는 기관 투자자도 외면합니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비트코인 채굴은 지속 가능할까?"
사실 저도 이 질문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환경적인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고, 각국 정부의 규제도 강화되는 분위기예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채굴은 계속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아직은 'Proof of Work(작업증명)'이라는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죠.
Ethereum처럼 **Proof of Stake(지분증명)**으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인 사례도 있지만, 비트코인은 철저히 PoW 방식이라서 전기가 필수예요. 다만, 일부 소규모 채굴장에서는 수력,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어요.
제가 아는 지인은 아예 캐나다 온타리오 호수 근처에 소수력 발전기를 붙여 채굴장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작지만 자급자족이 된다고 자랑하던데, 이런 방향이 앞으로 주류가 될 가능성도 있어요.
"정리하며 – 비트코인 채굴은 금광 산업과 비슷한 '고리스크 고수익' 구조예요"
결국, 텍사스 채굴장은 단순한 ‘비트코인 공장’이 아니에요. 산업의 새로운 축이에요. 기존 산업시설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하고 있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어요.
다만, 에너지 사용과 환경 파괴, 규제 리스크라는 그림자도 동시에 존재하죠. 저는 이걸 마치 과거 ‘금광 열풍’과 같다고 생각해요. 돈이 되니까 달려들지만, 거기엔 항상 대가가 따릅니다.
여의도에서 외국계 리서치 하던 시절, 전력 수요 시뮬레이션 돌릴 때 채굴장 데이터까지 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에너지 산업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은 빼놓을 수 없는 변수가 되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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