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블록체인 채굴 규제와 그 이면: 음지에서 살아남은 산업의 민낯

중국의 블록체인 채굴 규제와 그 이면: 음지에서 살아남은 산업의 민낯

요즘 암호화폐에 대한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바뀌고 있잖아요. 긍정적인 시선도 많아졌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고요. 그런데 유독 중국은… 뭔가 좀 달랐습니다. 겉으로는 규제를 강화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제론 그 밑에 흐르는 또 다른 결이 분명 존재하더라고요.
저는 그걸—보고서나 뉴스가 아니라—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꼈습니다.

채굴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예전에 증권사 리서치 부서에 있을 때, 암호화폐 관련 보고서를 쓸 일이 많았어요. 수치 분석하고, 마켓 트렌드 읽고, 그래프 하나 만드느라 밤새는 일도 흔했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걸 진짜 '이해'하고 있는 걸까?”

그때 중고 커뮤니티에서 채굴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방 한쪽 구석에 조심스럽게 설치했죠. 팬 돌아가는 소리에 잠을 설치는 건 기본이고, 여름엔 열기 때문에 창문도 못 닫았어요.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이게 진짜 현실이구나’ 싶었습니다. 숫자로만 보던 세상이 아닌, 몸으로 느끼는 블록체인 산업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죠.
“이 산업, 생각보다 훨씬 질기고 끈질기다.”

“끝났다”는 그 순간에도, 어딘가에선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2021년,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채굴 금지령을 내렸을 때는 저도 ‘이제 정말 끝이구나’ 싶었어요. 채굴장 철거 뉴스가 연일 쏟아졌고, 한때 활발했던 커뮤니티는 조용해졌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에 알고 지냈던 중국 쪽 지인한테 연락이 왔어요.

“형, 여긴 아직 돌아가고 있어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결국 작은 호기심에 이끌려, 휴가를 내고 직접 현장을 보러 갔죠. 구글 맵으로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외진 시골, 오래된 공장, 낮에는 조용하지만 밤이 되면 살짝 웅웅대는 팬 소리… 그곳엔 여전히 살아 있는 채굴장이 있었습니다.

기계들은 돌아가고 있었고, 태양광 패널과 농업용 전력선을 교묘히 활용하고 있었어요.

그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예전 전기요금 고지서였습니다.
중국은 지역마다 전기요금이 천차만별이라, 어떤 시골 지역에서는 거의 ‘공짜’에 가깝게 전기를 쓸 수 있었거든요. 그런 곳에선 채굴이 ‘불법’이라기보단,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조용히 계속되고 있던 거죠.

NFT, 기술은 허용되지만 ‘통제 불가능한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얼마 전엔 중국계 아티스트의 NFT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발행까지는 문제없었는데, 되팔려고 하니까 완전히 막혀 있었죠.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이건 단순히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통제의 문제구나.”

중국은 기술을 거부하지 않아요. 오히려 블록체인, AI, IoT 등 미래 기술을 매우 적극적으로 연구하죠. 다만 그 기술이 ‘국가의 손 안에 있을 때만’ 허용되는 겁니다.

NFT든 채굴이든, ‘탈중앙화’라는 개념은 그들에게 너무 위험한 거예요.
자유로운 흐름은, 통제를 무력화시키는 구조일 수 있으니까요.

디지털 위안화와의 공존: 받아들이되, 손 안에 들어올 만큼만

몇 년 전 상하이 출장 중에, 디지털 위안화를 실제로 사용해볼 기회가 있었어요. 호기심에 앱을 깔고, 가게에서 결제까지 해봤는데… 글쎄요, 위챗페이나 알리페이에 익숙한 저로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속도도 느리고, 혜택도 애매했거든요.

그 경험 이후 확실히 느낀 게 있어요.
“중국은 암호화폐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통제 안에 있을 때만 받아들이려는 거다.”
채굴 규제도 같은 맥락이에요. 겉으로는 금지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기술이, 사람 손에 의해 조용히 살아남아 있죠.

시장은 말보다 먼저 움직인다

오래전부터 제가 만들어 쓰는 개인 지표가 하나 있어요. 금리, 달러 인덱스, 신용 스프레드를 조합한 건데, 비트코인 흐름을 꽤 정확하게 예측하곤 하죠.
최근에 그 지표가 다시 ‘상승’ 시그널을 보이더라고요.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어딘가에선 다시 기계가 돌아가고 있진 않을까?”

시장은 말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겉으론 조용해 보여도, 실제로는 언제나 먼저 꿈틀대고 있거든요. 특히 비트코인처럼, 누가 켰는지도 모를 자산일수록요.

정리하며: 사라진 게 아니라, 숨어 있는 것

중국은 채굴을 공식적으로 금지했지만, 여전히 조용히 돌아가는 소규모 채굴장들이 존재합니다.
지방마다 다른 전기요금 체계는 ‘소리 없는 생존 방식’을 가능하게 만들고, NFT나 디지털 자산도 오직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만 허용되고 있죠.

아직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어요.
예전에 연락하던 한 채굴업자와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 그가 이렇게 말했거든요.

“우린 멈춘 적 없어요.”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깊게 박혀 있습니다.
VPN을 통해 외부 채굴 풀에 연결하고, 전력 사용 패턴을 조절하며, 그들은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건 단순히 수익을 넘어서, 어쩌면 살아남기 위한 방식에 가까웠어요.

몇 달 전, 다시 위성 지도를 열어 중국 남부의 한 폐공장을 들여다봤습니다. 익숙한 환기장치와 태양광 패널이 눈에 띄더군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이젠 압니다.

“그곳은 아직 살아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기술의 전쟁터만이 아닙니다.
그 이면엔 통제, 생존, 그리고 사람들의 집요한 의지가 함께 숨 쉬고 있죠.
그리고 그 무대 어딘가에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빛이 조용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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